오는 15일 30번째 스승의날을 앞두고 학부모들은 시름에 빠졌다.
전북도교육청이 학부모회비, 학교운영위원회비 등 불법찬조금 근절을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학부모들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이런 불법찬조금 관행이 학부모들의 학부모회, 학교운영위원회 등 자치기구 참여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마련된 불법찬조금은 스승의 날 선물, 학급 간식, 자율학습 수고비, 수련활동시 교사 간식, 학교 행사 화분 기증 및 다과 제공 등에 쓰이고 있다.
특히 일부 학교에서는 불법 찬조금 조성과정에서 학교측의 유도나 방조가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한 학부모는 "가장 교육적이어야 할 학교현장에서 버젓이 지속되고 있는 불법 관행이 결국 학부모들의 학교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며 "불법적인 관행에 동의하지 않는 학부모는 학교 자치기구 활동까지 어려운 현실에서 학교현장 개혁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요새는 촌지를 전달하는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촌지라면 봉투에 돈이나 상품권 등을 담아 전달하는 방법만 있는 줄 알았는데 사이버상으로 전달하는 방법이 있는 줄은 전혀 몰랐어요"
A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둔 김(39)씨는 최근 같은 반 학부모로부터 스승의 날도 다가오는데 담임선생께 감사의 인사라도 해야 되지 않겠냐는 연락을 받았다.
김씨는 "요즘 촌지와 관련 단속이 심해 전달하기 힘들지 않겠냐"고 말하자 이 학부모는 아들 담임선생의 휴대폰 번호를 알려주며 "직접 선생님을 만나지 않더라도 백화점 상품권을 휴대폰으로 전달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학부모들 사이에서 교사를 만나 직접 돈 봉투를 전달하는 기존 방식이 아닌 사이버상으로 촌지를 전달하는 신종 기법이 공공연하게 퍼지고 있다.
학교에 직접 찾아가 교사를 만나 전달하다 관계 당국에 적발되거나 다른 교사들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한편 이와 관련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스승의 날을 건전한 행사로 치르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일단 스승의 날 행사가 아무리 좋은 뜻이라도 학부모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스승의 날이 진정으로 스승에게 감사하고, 이를 기리는 날로 자리매김하려면 교사와 학부모의 협조가 절대적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학교와 교사는 물론, 학교 운영위원회, 학부모회가 선물과 촌지를 주지 않고, 받지도 않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모두가 감시자가 돼 이를 철저하게 실천해야 위상이 떨어진 교권도 바로 세울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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