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역에 KTX가 정차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설사 김제역이 익산역과 거리가 짧아 고속철 정차가 불합리하다는 것은 단순리 김제지역을 무시하는 지역 경시 차원을 넘어 농업 무시 및 농업포기를 뜻한다.
김제는 광활한 호남평야의 심장부이자 벽골제를 안고 있는 1,700년 역사의 전통 농업지역으로 전 국민의 식량 공급지 역할을 했던 말 그대로 한국농업의 성지다. 비록 산업정보화 시대로 바뀌면서 농업이 천시되는 상황을 맞다보니 일시적으로 외면받고 있지만, 지금 당장 곡물폭등 사태를 보고, 머잖아 필연적으로 인구폭증 및 기후변화 등에 따른 식량안보시대를 맞게 되면 다시 각광받을 곳이 바로 김제다. 더욱이 지난 IMF관리체제 때 종자산업 마저 외국에 팔아넘겨 국내 시드(종자)산업이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겨우 정신을 차리고 씨드밸리를 유치한 곳이 바로 김제가 아니던가. 그런가 하면, 김제야말로 농업관련 기구들이 집중화될 전북혁신도시를 인근에 두고 있으며, 향후 동북아의 거점이 될 새만금의 배후도시로서 주목과 함께 그 역할 증대가 충분히 예견되는 곳이기도 하다. 아무튼 과거에도 그랬지만 향후 농업생명산업의 메카로서 작용해야 하는 이 나라 최고 최대 농업 중심지로서 김제는 반드시 주목받아야 할 대상지임이 틀림없다. 
그런데 일시적인 지역침체 상황을 보고 KTX정차 대상지가 아니라니, 당국의 그 단견이 그저 어이없고 놀라울 정도다. 전통 농경의 역사와 농업의 가치와 미래를 꿰뚫어볼 수 있는 혜안 없이 그저 눈앞의 이익이나 목전의 단기 가치에 함몰된 채, 전체를 헤아리지 못하는 당국의 태도가 한심타 못해 안타까울 따름이다.
아무튼 이 문제는 정권 차원, 아니 국가 차원에서 깊게 헤아려 주기 바란다. 부분을 보되 전체를 헤아리는 지혜의 안목이 절대 필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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