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농정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게 됐다. 가을철도 아닌 봄철에 비판의 대상이 되다니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의아해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농정당국이 농민들로부터 눈총을 받고 있음은 분명하다. 지금 배추 값 폭락이 장난이 아니다. 배추 재배 농가들은 인건비는 고사하고 본전도 못 건질 판이다.
농정 당국은 이번의 폭락사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배추 한 포기를 키우려면 생산 원가만 계산해도 5백 원 정도 들어간다는 농민들의 말이다. 그런데 도매시장 시세는 3백 원에 불과하다. 그러니 배추농사로 한 몫 보려고 기대했던 농민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트랙터로 배추밭을 갈아엎고 있는데 더 이상 손해를 안 보려면 그럴 수밖에 없겠구나하는 생각이다. 그래도 그 현장을 보도를 통해 목도하는 일반인의 기분은 씁쓸하다. 지난해 초가을에 있었던 배추 값 폭등 사건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한 포기 당 만 원이나 하던 게 무슨 악몽처럼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다.
농정 당국은 볼멘소리를 하고 싶을 지도 모르겠다. 배추 값 폭락이 어찌 자신들의 책임이냐고 말이다. 딴은 그 항변에는 핑계거리가 있기는 있다. 주된 책임은 정부쪽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전북농정 당국은 만약의 경우를 내다봤어야 했다. 정부의 예측에 따른 정책은 주먹구구식이었음이 이번에도 드러났다. 정부의 배추 농사 권장이 획일적이라고 판단했다면 내부적으로 정돈에 들어갔어야 했다. 그랬다면 이처럼 어이없는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을 터이다.
농산물 파동이 있을 때마다 하는 말이지만 통계의 정확성이 문제이다. 말로만 과학 농정을 펴지 말라는 지적이다. 그리고 해당 지자체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을 뛰어 다녀야겠다. 피해자가 생산자이든 소비자이든 그게 결국은 민원이 되기에 하는 말이다. 배추로 무슨 널뛰기 놀이를 하는 것도 아니고 이래서는 곤란하다. 거듭 말하거니와 과학농정이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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